KAY/참 싫다

'셜록' 더빙판 논란....

KayAKAJemima 2014. 1. 8. 14:42

'셜록' 시즌3 2부 '세 사람' 글 말미에, 졸린 정신에 마구 썼던 글, 다시 읽으니 내용이 핀트도 안 맞고 오글거려서, 삭제.

 

다시.

 

영화 더빙이라.... 원체 외국인들이 우리말로 떠드는 거 어색해서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 있고, 원판 효과음 지워진다고 싫어하는 사람들 있고, 우리나라 성우들이 막연히 싫은 사람들 있고, 뭐, 다 그런 거지.

 

솔까말, 브루스 윌리스나 브래드 피트 나오는 영화, 심지어 요즘 대세인 마이클 파스벤더 나오는 영화를 TV에서 더빙한다 할 때, 반응이 어떨까? 더빙? 하면 하는 거고, 볼 사람 보고 관심없는 사람은 제끼고. 그 배우나 영화의 팬들이 그 캐릭터를 맡을 성우를 궁금해 하는 정도겠지. 논란 일어날 건덕지가 없어.

 

그래서, 희한하게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셜록' 더빙 논란에 '일부' 베네딕트 컴버배치 신도들이 떠오르는 것일 게다. 문제된 트윗 내용이 '세상에 누가 더빙으로 셜록을 봐'였나? BC에 관한 말은 들어있지 않아도 충분히 유추 가능. 아래 다른 트윗엔 직접 그를 언급하기도 했고 말이다. 워낙 목소리가 유명한 배우라, 그 목소리가 삭제되는 더빙판에 대해 말이 나오는 거고.

 

안타까운 게, 그 일부 팬들이 간과하는 것이, (이 드라마 정보를 빠삭히 아는 상태에서 더빙판을 오매불망 기다려온 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KBS 판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 사랑스런 배우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거다. 아마도 대부분은 '셜록 홈즈'라는 이유로(홈즈는 나이든 시청자도 끌어들이는 마력을 발휘하지), 유명한 드라마라는 이유로 채널을 고정하겠지. 공중파 - 남녀노소 다 보는 채널이니까. 더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세상이 BC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들은 참으로 이상하겠지만 언제나 그래 왔다고. 물론 울나라에 BC 팬 어마어마한 거 알아. 나도 팬인걸. 하지만 정말 크게 보면 일부일 뿐인 거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장민혁 성우가 그의 대사를 말해도 별 상관없는 관대한(;;) 팬들인 거다. 우리 베니 목소리를 덧씌우다니! 하며 원통해하지 않는단 말이야.

 

아, 써놓고도 너무 오글거려 미치겠네..... -o-

 

그런 상황에서 '세상에 누가 ....를 하나?'라는 겁상실한 자신감으로 더빙판을 비난하니 논란이 될 수밖에. 난 솔직히 저 말 보고 웃었다. 그 자신감이 너무 황당해서.... 그들 주위에는 모조리 저 위의 세 부류만 그득한지 몰라도, 세상에는 더빙판 사랑하는 사람들 차고 넘치거든.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이유로 말이야. '세상에 누가 ....를 해?' 같은 말은 정말 위험해서 조심조심 써야 하는 말이라고.

 

아니 톡 까놓고 말해서, 여기 www.daum.net 들어와서 '셜록 시즌 3'만 검색해도 자막 딸린 원어 동영상이 주루룩 뜨거든. 어디어디서 파일 찾아 내려받을 필요조차 없다고. 자막판을 구하기가 더빙판보다 백 배는 쉬운 이런 환경에서 더빙을 무시하기까지 하며 원어를 강요하니 좋은 소리가 나올 수가 있나. 아무도 더빙판 보라고 강요한 적 없는데(누가 1월 5일 11시 50분에 KBS2 튼 TV 앞에 묶어놓기라도 했나? 뭣이, 음성다중까지 됐었다고?! 자막도 깔았어???), 사방에 널린 원하는 버전으로 그냥 즐기면 되지 왜 남의 취향까지 재단하려 하는지.... 난 더빙판 구해 보는 게 더 힘들어 속상하다. 물론 블루레이로 장만하지만, 화면 편집된 버전도 갖고 싶어서 찾아 헤맨다고.

 

마지막으로, '셜록' 더빙 수준이 개차반이었다면 이런 글 쓰지도 않았어.

생각없는 소리 듣고 있기엔 너무 훌륭하니... 변호하고 싶었다고.

 

 

남은 2, 3부 더빙판, 한껏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