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 공대 교수, 문방구 사장. 선뜻 공통점을 찾기 힘들지만 세 여자는 꽤 친한 친구 사이다. 악어컴퍼니의 ‘6월의 아트’는 이 세 여자가 그려내는 풍경을 통해 이 시대 여인들의 단면을 드러낸다. 30대 중반의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일상과 의식 상태 등을 형상화해 현재 한국인의 심리적 지형도를 그려낸다.
철학원에서 상담받은 이야기, 시댁 식구들의 등쌀에 밀리는 모습 등 꾀죄죄한 일상이 여성 특유의 시기, 질투, 허영과 만나 그려내는 풍경들이다. 자존심 강한 이들은 서로의 예술적 취향을 비웃고 남편을 욕하기도 하다보니 해묵은 감정을 폭발시키고 만다. 그들의 바람과 고민 등 속내가 남성은 엄두도 못 낼 ‘말빨’의 수다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객석이 대리 만족의 재미마저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래서다.
이 연극은 또 인간의 내면에 억눌려 있던 불만이 어떤 계기를 통해 어떻게 터져 나오는가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그들이 왜 남편과 시댁, 나아가 사회에 대해 그토록 비꼬인, 혹은 합당한 감정을 갖게 되었는지를 찬찬히 뜯어 보는 재미가 있다. 청담동 피부과 의사 수연이 “하얀 색 바탕 위에 하얀 선이 그어져 있는 하얀 색 그림을 1억 8,000만원에 샀다”는 말을 하면서 촉발된 서로간의 감정 싸움은 페미니즘이란 이름 아래 숨어 있는 여성 간의 갈등과 속내를 드러내 준다. 적잖은 남성들에게 여성의 속내란 어떤 것인지를 교육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극단측은 자신한다. 6월 2일~7월 31일 동숭아트센터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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